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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저널 서수민 기자] 배우 하연수와 포토그래퍼 리에의 사진집 ‘On the way home’(출판사 1984 펴냄)이 3월 6일 출간됐다.
하연수는 책 출간과 관련, 기념 사인회와 전시회를 갖는다. 사인회는 3월 12일 오후 3시 서울 강남 교보문고에서 열리며, 전시회는 3월 20일부터 서울 동교동 ‘홍대 1984’에서 열린다.
이번 사진집에는 하연수와 리에의 포르투갈 등 유럽지역에서의 오묘한 시간들이 담겨 있다. 하연수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했던 시간과 맞닿아 있는 수백 년 된 날것 그대로의 풍경들을 담았다.”라고 밝혔다.
이 책은 하연수와 리에 두 사람의 온기와 우정이 녹아든 순간의 기록이다. 두 사람은 깊은 인연이 있다. 하연수가 배우로 데뷔하기 전부터 둘은 인연이 있었다. 그 후 한동안 같은 집에서 생활했으며 같이 유럽여행을 두 달간 떠나기도 했다.
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그때부터였다.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어온 리에 작가를 따라 하연수도 같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렇게 여행 사진에 함께 몰두하게 되었다.
둘의 사진은 다른 듯 닮아 있고 닮은 듯 다르다. 그런 그들이 알프스와 포르투갈, 폴란드를 함께 여행하며 사진으로 기록했다.
하연수의 사진은 일관된 디테일, 추억이 있는 장면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리에의 사진은 작가가 의도한대로 전체를 끌어가고 있다.
리에는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같은 장소를 찍어도 이 친구와 저는 되게 다르다”며 “단순히 사진을 직업으로 갖고 있다 아니다의 차이는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리에는 또 “무엇보다 연수는 사람을 찍을 때도 정면을 찍는데 나는 조금 떨어져서 찍는 편이다”며 “좀 더 멀리서 의식하지 않는 모습을 담고 싶은 것 같고 그래서 뒷모습을 담은 사진이 유독 많다. 물론 비슷한 점도 있다. 둘 다 젊은 사람들보다 노인들, 좀 더 주름이나 인생의 굴곡이 보이는 분들을 찍는 걸 더 좋아한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젊고 화려한 피사체보다는 오래된 것들을 찍는 걸 좋아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진집을 들춰보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진들은 광활한 풍경과 리에가 찍은 하연수, 그리고 유럽의 노인들이다.
하연수는 에필로그의 글과 사진을 보면 짐작할 수 있듯이 어릴 때부터 함께 살아온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자연스레 피사체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갔다.
리에는 사진을 직업으로 갖고 있다 보니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사진을 벗어나 스스로가 작업으로 남기고 싶은 사진들을 찍었다.
두 사람의 사진에는 각기 밝고 어두움의 농도 차이, 아니면 천진난만함과 조심스러움이라는 애티튜드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유리에 그냥 빛이 들어와 다양한 스펙트럼을 만드는 것처럼 스스로의 감정에 솔직한 사진이라는 공통점만큼은 또렷하다.
리에는 평소에는 밝고 반짝이는 순간을 사진으로 담는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어둡고 차가운 감정을 이번 책에 좀 더 드러냈다. 그래서인지 밝은 풍경에서도 어두운 느낌이 슬그머니 배어 있고 사람들을 피사체로 할 때는 주로 혼자 있는 인물들의 뒷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곤 했다.
하연수는 “15년 동안 매달렸던 그림처럼 가장 솔직하고 순수할 수 있을 때가 바로 카메라로 무언가를 담을 때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앞으로 직업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그래도 사진을 찍을 때가 가장 나답다는 사실만큼은 변함이 없다”라고 자신한다.
하연수는 “여행 도중 특히 폴란드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사진을 많이 찍었다“며 ”따뜻한 느낌이 참 많이 들었고 찍으면서 뭔가 내 스스로가 위로받는 느낌 그분들께 다가가는 순간 한 마디만 건네더라도 무언가 스스로가 풍요로워지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하연수는 다섯살 때 서툰 낙서에 푹 빠진 상태가 그대로 이어져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만화+애니메이션 전공을 붙잡고 있다가 돌연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5년의 시간이 흘러 혼자 떠난 첫 유럽여행에서 사진의 묘미를 깨달아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리에는 빛나는 순간을 탐하는 사진작가다. 디자인을 하다 우연히 취미로 시작된 사진의 매력에 빠져 수많은 뮤지션들과의 작업을 해왔으며 뮤직비디오의 아트디렉터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바로 확인이 가능한 작업보다 불안함을 주지만 동시에 의외의 결과물을 안겨주는 아날로그 필름 작업을 더 선호한다.
렌즈를 통해 바라본, 빛나는 순간의 셔터소리를 좋아한다는 리에는 앞으로도 다양한 작업을 꿈꾸고 있다. 작업으로는 콘셉트부터 디자인까지 두루 참여하고 있으며, 인디뮤지션 옥상달빛, 십센치, 요조, 선우정아, 루싸이트토끼, 볼빨간사춘기, 시아준수, 레드벨벳, 키썸, 려욱, 몬스타엑스 등 인디와 메이저를 오가며 두루 활동 중이다.
[K스타저널 서수민 기자 / 사진=출판사 1984, 하연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