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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저널 김현명의 발리우드⑫] 영화 ‘패션’(Fashion)은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도 패션계의 현장과 그 이면을 보여주는 2008년 작품이다. 상영시간은 2시간 58분이다.
인도 북부, 펀잡의 찬디가르에 사는 메그나(프리양카 초프라)는 지역 미인대회에서 우승, 모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버지의 강력한 반대를 뿌리치고 고향을 떠나 대도시 뭄바이로 향한다.
그가 원하는 최고의 모델의 자리는 과연 혼자서 이룰 수 있는 자리였을까? 수많은 난관이 그를 절망과 고독 속에 빠뜨리고 비틀거리게 하지만 유명 에이전시 대표인 유부남 아비짓(아르바즈 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며 메그나는 그토록 바라던 최고의 모델의 자리에 오른다.
하지만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고 영원한 자리는 없는 것, 오직 최고의 자리만을 향해 달려가던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모든 소중한 것들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되고 급기야 그 최고의 자리에서 추락하게 된다.
라이벌인 톱 모델 쇼날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에 어쩔 줄 모르는 메그나의 얼굴 위에 무수히 날아와 꽂히는 'move', 'walk', 'move', 'walk', 'move', 'walk', 'move', 'walk' 소리가 아직도 들려오는 듯 진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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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 연출이 돋보이는 멋진 영화. 화려한 모델 세계의 이면, 두터운 분장과 화려한 조명 속에 맨 얼굴을 묻어두고 살아가는 모델들의 리얼한 삶을 그려냈다.
중간 중간 패션쇼의 런웨이 장면들은 멋진 뮤지컬을 보는 듯 황홀하고. 무대 위를 걷는 모델들의 강렬한 포스와 의상, 분장 ,조명, 음악 등은 압권이다. 프리양카 초프라의 뛰어난 연기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화려한 무대의 톱스타에서 추락하는 쇼날리를 연기한 칸그나 라넛의 연기는 전율을 느끼게 한다.
'찬드비 바르‘(2001 국립영화상 작품상), ‘페이지3’(2005 국립영화상 작품상), ‘트래픽 시그널’(2007 국립영화상 감독상) 등을 연출한 마두르 반다르카르 감독의 작품이다. 그는 여성주의 작가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만을 만들어 오고 있다.
민간 최고의 영화제 ‘필름페어 어워즈’에서 ‘패션’으로 프리양카 초프라와 칸그나 라넛이 각각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나란히 수상했고 ‘국립영화상’에서도 주연상과 조연상을 나눠 가졌다.
주인공 프리양카 초프라는 미스 월드(2000)출신의 인기 스타이며 칸그나 라넛은 ‘갱스터’(2006), ‘라이프 인 어 메트로’(2007)’의 여주인공이다.
칸그나 라넛은 데뷔작 ‘갱스터’에서 ‘필름페어 영화제’ 등 발리우드의 많은 영화제의 신인상을 독차지했고 아시아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연기파이다.
발리우드의 유명 패션 디자이너 웬델 로드릭스와 마니시 말홀타, 디안드라 소아레스와 인기 스타 콘코나 센 샤르마, 유명 감독 카란 조하르 등이 카메오로 출연, 화면을 화려하게 채워준다.
비평과 흥행 모두 성공을 거둔 2008년 최대 화제작이다. 탈(脫) 발리우드라 할 만큼 세련된 감각들로 가득한 영화로 뭄바이의 '강남' 같은 '사우스 뭄바이'가 주요 로케이션 촬영지로 등장한다.
[글=김현명(영화감독·인도영화문화연구소장) / 사진=해당 작품 포스터 및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