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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저널 서수민 기자] 전찬준은 미국에서 ‘the Molecule VFX’ 라는 다수의 CG 영화 그리고 미국 드라마를 제작하는 회사에 Lead Asset Supervisor(CG Lead Modeler)로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다.
스물다섯 나이에 이 자리에 오르게 되기까지 모든 일이 수월하게 풀리진 않았다. 2010년에 부족한 포트폴리오와 좋지 않은 SAT성적으로 인하여 지원했던 모든 대학으로 부터 불합격을 받은 전찬준은 1년간 재수를 하게 되는데, All That Art라는 화실에서 가족과 같은 선생님들을 만나고 배우며 미술이란 분야 안에서 여러 분야로 옮겨 다니게 된다.
그래픽 디자인으로 시작하여, 건축, 광고, 그리고 자동차 디자인까지 옮겨 다니던 중, 고등학교 때 취미로 하던 영상편집을 활용하기 시작한다.
두 번째 재수는 피하고자 본래는 이미지화 되어있는 포트폴리오를 지참하여 대학에 지원해야하지만, 이미지화 되어 있는 포트폴리오와 모든 포트폴리오를 영상 편집을 하여, 비디오 파일로도 지원을 시도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다시 지원한 모든 대학들에게서 합격증이 날아왔다.
하지만 본인이 가장 가고 싶었던 ‘School of Visual Arts’에서만 불합격 통지서가 날아왔다. 왜 일까, 혼란스러웠던 그는 학교로 직접 연락을 취했다. 전찬준의 입학서류를 담당했던 입학담당관과 대화를 한 결과 고등학교에서 보낸 성적표가 다른 학생과 혼동되어 잘못 보내진 것이었다.
이에 그의 고등학교는 발 빠르게 성적표를 올바르게 수정하고, 그는 이 수정된 성적표를 다시 제출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유는 “이미 정원이 차서 합격시켜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그는 제2 지망이었던 ‘Art Center’로 진학하려고 마음을 바꾼다. 이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화실에서 한동안 그를 가르쳤던 선생님의 전화였다. ‘School of Visual Arts’의 입학담당 총관리자가 한인입학생 중 장학생들을 축하하기 위해 환영회와 조촐한 간담회를 가지러 한국을 방문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소리를 듣고 전찬진은 바로 다음날 간담회장으로 향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장학생들 사이에서 불합격을 받았던 그는 의기소침할 수밖에 없는 상황. 간담회는 시작이 되었고, 간단한 개인별 소개 후 졸업생들의 작품 소개가 이어졌다.
졸업생들의 작품을 보면서 그가 “다른 학교와 별 차이가 없는데”라고 느끼는 찰나, ‘Computer Art’과의 작품 소개가 이어지면서, 프로젝터에 ‘MARVEL’이란 이름이 등장했다.
그 당시 미국에서 나오는 무수한 영화 중 한 편이라도 참여하고 싶었던 전찬준에겐 ‘Marvel’이란 꿈이었다. 뒤이어 ‘아이언맨’(Iron Man), ‘스파이더맨’(Spider Man), ‘트랜스퍼모’(Tranformers) 등등 누구나 들어도 알 수 있는 영화장면들이 퍼져 나왔다.
그후 입학 책임관은 “우리 학교 졸업생들이 한 작업이며 ‘School of Visual Arts’의 ‘Computer Art 3D VFX’과는 전 미주에서 랭킹 1위이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간담회가 끝나고 입학 책임관은 “질문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이때 전찬준은 주저 없이 마이크를 잡았다. "저는 전찬준입니다. 사실 불합격자입니다. 하지만..." 하는 순간 입학 책임관은 "잠깐, 그럼 여기에 어떻게 들어왔죠?"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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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입학 책임관께서 오신다는 소릴 듣고 무작정 왔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두 번 이 학교에 지원을 했습니다. 첫 번째는 저의 부족함과 불찰로 떨어졌지만 이번엔 SAT성적도 높였고 포트폴리오는 지난해 지원할 때 썼던 작품은 아예 버리고 다시 모든 작업을 업그레이드 시켰습니다, 하지만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에서 성적표를 잘못 보냈고, 다시 보냈을 때에는 입학 담당관이 이미 늦었다 하였습니다. 그러나 제가 여기 다시 온 이유는 이 학교를 가지 못하면, 이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다시 합격이 안 되도 좋으니 제 작품 한번이라도 다시 리뷰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입학 책임관은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우리 학교 모토와 같다”며, "it's never too late." 이라고 말했다. 간담회 후 입학 책임관과 다른 회의실에서 노트북으로 영상을 틀었고 입학 책임관은 한 작품 한 작품이 나올 때마다 세세히 하나하나 질문을 던졌다.
모든 포트폴리오를 본 후 입학 책임관은 이렇게 말을 건냈다. "자네가 오늘 나한테 해준 말에 거짓이 없다면, 내일 안으로 합격했단 연락이 갈 거야, 대신 이렇게 까지 했는데 우리 학교 안 오면 안 된다?"라며 농까지 건냈다.
회의실을 나온 전찬준은 눈물을 흘렸고, 다음날 약속대로 합격 통보를 받았다. 2011년 그는 ‘School of Visual Arts’에 입문하게 되었고 소문으로만 듣던 명성처럼 학과 과정의 강도는 너무나도 강했다. 하지만 여러 과를 옮겨 다녔던 때문일까. 모든 것이 너무나도 감사하고 재미있게만 느껴졌다. 몸은 힘들고 괴로워도 일에 있어서는 너무 흥미 넘치고 새로웠다. 그렇게 4년을 지내며 중간엔 학우들과 3D 업종으로 ‘Carpediem Entertainment’라는 회사를 창업하게 되지만 학생이라는 한계와 같은 학우들의 군 입대로 휴업을 하게 된다.
이때 회사를 창업하며 큰 기회와 희망이 되었던 ‘X4 Design Branding’의 정석원 대표가 학생들이 하는 미덥지 않은 회사인데도 불구하고 “어릴 때 더 창의성이 돋보이는 것”이라며 큰 프로젝트를 쥐어주었고, 그 작업을 하며 전찬준은 “일이란, 또 사업이란 이런 거구나”라며 조금씩 배워갔다.
4년 후 고대하던 졸업을 하게 되었지만, 취업은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뉴욕의 대부분의 CG VFX 회사들은 매년 신입사원을 뽑는다 해도 미국 자국민을포함, 경쟁률은 1000대 1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하려 했지만 그 또한 쉽지 않았다. 그런 어느 날 ‘Edit 1’ 이란 조그만 post production / 3D previs 회사로 부터 연락이 왔고, 연락이 온 바로 다음날 첫 출근을 하게 되었다.
[K스타저널 서수민 기자 / 사진제공=전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