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K스타저널 김현명의 발리우드⑰] 2012년 인도의 미디어들은 일제히 ‘여왕의 귀환’ 이라는 제목으로 스리데비(Sridevi)의 등장을 알렸고 대륙의 관객들은 환호했다.
15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스리데비는 2013년 CNN-IBN이 인도영화 100년을 기념해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인도 영화 100년, 가장 위대한 여배우'에 선정되었다.
중년의 나이에도 변치 않은 눈부신 미모를 간직한 스리데비는 가우리 신데 감독의 ‘잉글리시 빙글리시’(2012)의 주인공으로 발리우드에 다시 돌아왔다. 그의 농익은 연기력은 수많은 올드 팬들을 열광시켰고 영화는 비평과 흥행 모두 큰 성공을 거두었다.
1963년 남인도 타밀나두의 시바카시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타밀, 텔루구, 말라얄람, 칸나다, 힌디 시네마를 오가며 100여 편의 영화에 출연, 대륙 최고의 아역 스타로 이름을 알리며 천부적 재능을 펼쳐 놓았다.
18세가 되던 해 G. N. 라가라잔 감독의 타밀 영화 ‘민둠 코킬라’(1981)에서 첫 성인 역을 맡은 스리데비는 ‘남인도 필름페어 영화제’에서 주연상을 수상했다.
다음 해 발루 마헨드라 감독의 타밀 영화 ‘초승달은 셋째 날에 뜬다’(1982)에서는 ‘타밀 나두 영화제’ 주연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스리데비의 시대’를 열기 시작했다.
발리우드의 많은 제작사로부터 러브콜이 쇄도하자 스리데비는 뭄바이로 거처를 옮기고 라가벤드라 라오 감독의 로맨스 드라마 ‘선물’(1984), K. 바파이아 감독의 ‘목표’(1984), N.S 라지 바라트 감독의 ‘아칼만드’(1984), 라가벤드라 라오 감독의 ‘나야 카담’(1984) 등에 출연하며 발리우드에 그의 깊은 인상을 심으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 4편의 출연작 모두가 그해 박스 오피스 1, 2, 6, 8위를 차지하면서 21세의 스리데비는 발리우드 최고의 여배우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남성 중심의 스토리가 대부분인 발리우드 영화에서 처음 제작된 하르메시 말호트라 감독의 여성중심 판타지 로맨스 ‘나기나’(1986)에서 스리데비의 거침없는 연기가 대륙의 관객들을 열광시키자 인도의 미디어들은 23세의 스리데비에게 ‘여성 최초의 슈퍼스타’라는 칭호를 붙여 주었다.
세키르 카푸르 감독의 SF 슈퍼 히어로 영화 ‘미스터 인디아’(1987)에서 스리데비가 선보인 ‘하와 하와이’ 댄스에 온 대륙의 관객들이 열광하자 인도의 미디어들은 일제히 ‘푸른 사리를 걸친 여신’이라며 그를 치하했다.
서니 디올, 라즈니칸트와 함께 출연한 판카지 프라샤르 감독의 코미디 ‘사기꾼’(1989)에서 스리데비는 또 다시 새로운 슬랩스틱 레인 댄스를 선보여 관객들을 열광시켰고 이 춤은 대 유행이 되었다. 이 영화는 힌디 클래식 코미디 영화의 고전으로 불리고 있다.
리시 카푸르, 비노드 칸나와 함께 출연한 야시 초프라 감독의 로맨스 뮤지컬 ‘달빛’(1989)에서 관객들은 비련의 주인공 찬드니(스리데비)에게 열광했다. 관객들은 찬드니를 연호했고 스리데비는 이 영화에서 ‘국민 연인’이 되었다.
스리데비가 입고 출연한 영화 의상은 ‘찬드니 룩’(Chandni Look)으로 불리며 선풍적으로 팔려나갔고 영화는 최고의 흥행을 기록하며 그를 80년대 최고의 여배우로 만들었다.
야시 초프라 감독의 로맨스 뮤지컬 ‘순간’(1991)에 아닐 카푸르와 출연, 시공을 초월한 사랑을 연기한 스리데비는 ‘발리우드 필름페어 영화제’ 주연상을 수상했고, 1992년 람 고팔 바르마 감독이 텔루구어로 만든 로드 무비 ‘크사나 크사남’에서 ‘텔루구 필름 페어 영화제’와 ‘난디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
아미타브 밧찬과 함께 출연한 무쿨 S. 아난드 감독의 사극 ‘목격자’(1992), 산제이 더뜨와 함께 출연한 로빈 바트 감독의 액션 범죄 스릴러 ‘타락’(1993), 살만 칸과 함께 출연한 데발로이 데이 감독의 ‘찬드라 무키’(1993), 아닐 카푸르와 함께 출연한 라지 칸와르 감독의 가족드라마 ‘아들’(1994), 샤룩 칸과 함께 출연한 람 세티 감독의 액션 ‘군대’(1996) 등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스리데비는 1996년 유명 프로듀서 보니 카푸르와 결혼했고 1997년 라지 칸와르 감독의 ‘별거’를 마지막으로 은막을 떠났다. 대륙의 영화 산업을 종횡무진 하던 스리데비의 은퇴는 충격이었다.
그리고 15년 후 2012년 49세의 스리데비는 가우리 신데 감독의 ‘잉글리시 빙글리시’의 타이틀 롤을 맡아 은막으로 다시 돌아왔고, 2013년 인도 정부는 스리데비에게 영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최고시민 훈장 ‘파드마 쉬리’를 수여했다.
아역으로 시작해 타밀영화 60여 편, 말라얄람 영화 20여 편, 텔루구 영화 80여 편, 힌디 영화 60여 편 등 22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한 스리데비는 80~90년대 최고의 슈퍼스타이자 패션 아이콘이었다.
‘국민 연인’이었던 스리데비는 ‘케랄라주 영화제 최고 아역상’(1970)을 시작으로 ‘타밀 나두 영화제’, ‘난디 영화제’, ‘타밀 필름페어 영화제’, ‘텔루구 필름 페어 영화제’, ‘발리우드 필름페어 영화제’ 등 인도 전 지역의 영화제에서 주연상을 수상하는 진기록을 지니며 대륙의 관객들 모두에게 큰 사랑을 받은 최고의 배우다.
식지 않는 열정과 세월도 비껴가는 빼어난 미모로 스리데비는 전설적 여배우 ‘나르기스’(1929~1981)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베테랑 스타 아닐 카푸르와 산자이 카푸르는 남편의 형제들이고 청춘스타 소남 카푸르와 프로듀서 레아 카푸르는 조카다.
[글=김현명(영화감독·인도영화문화연구소장) / 사진=스리데비 출연작 포스터 및 스틸]
보도자료 및 취재요청 star-journal@nav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