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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저널 김현명의 발리우드⑥] 필자가 몇 해 전 발리우드 영화 관계자들과의 미팅을 위해 뭄바이를 방문했을 때 목격한 샤룩 칸의 저택 앞 풍경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수많은 군중들이 샤룩 칸을 연호하며 저택 앞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고 샤룩 칸이 저택 발코니에 모습을 보이자 열광하던 군중의 모습은 샤룩 칸의 위상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안내를 해 준 야시라지 필름의 스튜디오 매니저 가우라브는 주말이면 대륙 곳곳에서 수많은 팬들이 샤룩 칸을 만나기 위해 저택 앞으로 몰려온다고 했고 뭄바이 관광 코스에도 들어있다고 했다. 지구상 최고의 열성 팬덤을 가진 배우 샤룩 칸이다.
킹 칸(King Khan), 로맨스의 왕(King of Romance), 발리우드의 황제(Badshah of Bollywood) 등으로 불리며 이십여 년 간 현란한 연기로 거대한 대륙의 수많은 관객들을 열광시키며 춤추게 한 샤룩 칸, 그동안 그가 구축해 온 이미지는 사랑, 위로, 배려, 용서, 희망이었고 관객과 늘 함께 하는 것이었다.
1965년 뉴델리의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난 샤룩 칸은 세인트 콜롬바 고교를 졸업하고 한스 컬리지 대학에 진학, 경제학을 전공했다. 이어 자미야 미리야 이슬라미야 대학에서 매스 커뮤니케이션을 전공, 학위를 취득했다.
학교 졸업 후 샤룩 칸은 자신의 우상이자 당대 최고의 배우였던 딜립 쿠마르와 아미타브 밧찬을 꿈꾸며 영국 출신의 유명 연극 연출가 존 바리의 연극 그룹에 입문,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간간히 연극 무대와 TV 드라마에 출연하던 그는 1991년 뭄바이로 주거를 옮겨 발리우드에 도전했다.
1992년 라지 칸와르 감독의 로맨틱 액션 뮤지컬 '열정'으로 발리우드 영화에 데뷔한 샤룩 칸은 필름 페어 영화제 신인상을 수상하며 자신의 재능을 선 보였다. (필름페어 영화제는 인도 최대 미디어그룹 ‘더 타임즈 그룹’에서 1954년부터 개최해 오는 최고 전통을 자랑하는 영화제).
다음 해 인기 여배우 까졸과 함께 출연한 압바스-무스탄 형제 감독의 범죄 스릴러 ‘도박사’(1993)에서 복수를 위해 목숨을 던지는 악마 같은 살인자를 연기한 샤룩 칸은 필름페어 영화제 주연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야시 초프라 감독의 ‘공포’(1993)에서는 흉악한 스토커를 열연, 필름페어 영화제 최고 악역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약혼자가 있는 여자(주히 차울라)에게 무섭게 집착하다 파멸하는 샤룩 칸의 연기는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쿤단 샤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때론 예스, 때론 노우’(1994)에서 샤룩 칸은 필름페어 영화제 비평가들이 수여하는 최고 연기상을 수상했다. 데뷔 2년차 샤룩 칸이 이룬 성과는 발리우드 영화산업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고 관객들은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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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발리우드 스타들이 가문의 후광이나 가업을 배경으로 스타덤에 올랐지만 샤룩 칸은 아무런 연고 없이 발리우드에 등장 자신의 노력과 재능으로 가장 짧은 시간에 스타덤에 올랐다. 샤룩 칸의 자수성가는 발리우드 진출의 꿈을 가진 수많은 젊은이들을 열광시켰고 샤룩 칸은 청년들의 우상이 되었다. 배경과 연고가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었다.
아디티아 초프라 감독의 뮤지컬 로맨스‘용감한 자가 신부를 얻는다’와 라케시 로샨 감독의 액션 스릴러 ‘까란 아르준’은 1995년 박스 오피스 1,2위를 차지했고, ‘용감한 자가 신부를 얻는다’는 샤룩 칸에게 필름 페어 영화제 두 번째 주연상을 안겨주었다.
필름 페어 영화제 세 번째 주연상을 수상한 야시 초프라 감독의 뮤지칼 로맨스 ‘마음이 미쳤나봐’(1997), 베를린 영화제 특별 언급상을 수상한 ‘마음으로..’(1998), 필름 페어 영화제 네 번째 주연상을 수상한 까란 조하르 감독의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어’(1998)등에서 샤룩 칸은 광폭 연기를 펼치며 90년대 발리우드 최고의 배우가 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도 샤룩 칸은 ‘사랑이야기들’(2000), ‘때로는 행복, 때로는 슬픔’(2001), ‘데브다스’(2002), ‘내일이 오지 않을지도 몰라’(2003), ‘비르-자라’(2004), ‘두목’(2006), ‘옴 산티 옴’(2007), ‘신이 맺어준 커플’(2008), ‘내 이름은 칸’(2010), ‘라 원’(2011),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2012), ‘첸나이 익스프레스’(2013), ‘해피 뉴 이어’(2014), ‘딜왈레’(2015), ‘팬’(2016) 등의 주연으로 인기 질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
9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필름 페어 영화제 주연상 후보에 40여 차례 올랐고 14차례 수상한 대 기록의 주인공 샤룩 칸. 배우, 가수, 광고모델, TV쇼 사회자 등으로 발리우드 최고의 명예와 부를 거두고 많은 사회 공헌 활동으로 국민들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샤룩 칸이다.
2005년 인도 정부는 샤룩 칸에게 시민훈장 ‘파드라 쉬리’를 수여했고, 2007년 프랑스 정부는 그의 빛나는 업적을 기려 최고 훈장 '레지옹 도뇌르' 를 수여했다. 같은 해 4월 런던의 마담 투사드 밀랍 박물관에는 샤룩 칸의 밀랍 인형이 세워졌다.
샤룩 칸은 영화 제작 배급사 레드 칠리 엔터테인먼트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레드 칠리 VFX,
인도 최고의 인기 스포츠인 프리미어 크리켓 리그 ‘콜카타 나이트 리더스’(KKR)의 대표이기도 하다.
샤룩 칸은 1991년 학생 시절부터 사귀어 온 5살 연하의 가우리 치바와 결혼했다. 힌두 가우리와 무슬림 샤룩은 결혼 후에도 서로의 종교를 존중, 아이들에게 힌두교와 이슬람교 양쪽의 의례를 가르치고 있다.
[글=김현명(영화감독·인도영화문화연구소장) / 사진=영화 포스터 및 스틸]
